-일제 강점기 고려립청년당원 활동, 5개국어로 문학작품 남겨
-역사 사료적 가치 커
-안희정 충남지사와 친척관계 알려져

▲ 안승갑 선생

왜정시대에 야학을 개설하고 학생들의 민족의식을 고취시켜며 항일운동단체 고려독립청년당원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낙산 안승갑(1922~1987·사진) 선생의 일대기가 수록된 책 한 권이 발간됐다.

(사)현도복지회는 최근 ‘낙산유고’를 발간하고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안승갑 선생이 남긴 자료를 아들인 안용근 충청대 교수(식품영양학부)가 30여년에 걸쳐 책을 완성했다.

안 교수는 “아버지는 일제 치하에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하고 해방 이후에는 사람들에게 애국과 충성을 일깨우기 위해 글을 쓰셨다”며 “생전 크게 효도를 하지 못했는데 책을 발간하고 나니 이제야 할 일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안 선생이 직접 집필한 소설, 시, 시조, 서간문, 전설, 평론 등 문학작품과 선생이 활동하며 남긴 문서와 사진들이 수록됐다. 이 중 ‘춘추삼국지’는 친일파들의 득세로 인한 자유당 시대의 썩은 사회를 바로잡고 사람들에게 충성을 일깨우는 풍자 소설이다.

안 교수는 “아버지는 한문, 한글, 일본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등 5개국의 언어로 다양한 문학 작품을 남기셨다. 번역을 하느라 애를 많이 썼다”며 “네덜란드 화가에게 그림을 배워 포로수용소의 상황을 스케치했으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자바에서 쓴 고려독립청년당 원고.

특히 이 책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많은 자료가 수록돼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군속 자료, 자바 반둥에서 연합군 포로 및 일본군 대신 전범으로 몰려 처벌받은 조선인 BC급 전범 자료, 항일 비밀결사조직인 고려독립청년당에 가입해 활동한 자료 등 상당수의 자료가 수록돼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또 안 선생은 평생 일지을 통해 일제 강점기인 1941년과 1942년, 6.25를 전후한 1948~1953년 사이의 일지는 당시의 시대상황을 재조명하는 자료로도 가치가 높다.

군속  시절 안승갑 선생 모습.

이 책과 함께 안승갑 선생이 쓴 ‘춘추삼국지’와 ‘이솝이야기로 배우는 고사성어’도 발간됐다.
5권으로 엮어진 ‘춘추삼국지’의 원제목은 ‘오자서전’이다. 안승갑 선생이 친일파들이 득세해 나라를 어지럽힌 자유당 시대의 부정부패에 대해 1950년대, 오자서의 의협정신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쓰기 시작했으나 198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미완성 본을 안 교수가 많은 자료를 참고로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 60여년 만에 세상에 비춰졌다.
‘이솝이야기로 배우는 고사성어’는 일제 강점하에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정리한 이숍이야기다. 이솝이야기 속에서 고사성어를 이끌어 내, 재치있는 이야기와 교훈을 담고 있다.

오의균 현도복지회장은 "안승갑 선생님은 면민들이 성금을 내 공덕비를 세울 정도로 훌륭한 분"이라며 "당시 성금이 남아 낙산장학회를 설립하고 해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선생의 뜻을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현도복지회는 17일 오후 2시 청주 현도복지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낙산장학기금 기탁식이 진행되며, 김도형 박사(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가 ‘안승갑 선생의 독립활동’을 주제로 특강할 예정이다.

▷안승갑 선생은?
 1922년 청원군 현도면 죽전리에서 출생한 안 선생은 1942년 연합군 포로감시원으로 동원된 인도네시아 자바 반둥에서 독립활동을 전개하고 해방 이후엔 네덜란드 의사와 한의사인 부친에게 배운 의술로 고향에서 인명 구제 활동을 벌였다.
복지회관을 건립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을 하던 중 1987년 6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독립운동가 낙산 안승갑 선생 안희정 충남지사와 친척관계로 알려져 있다.